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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nezia in Italy

노트북 포맷전에 백업해둔 사진들의 거대한 용량의 압박과 나의 귀차니즘이 결합되면서 가져올 생각을 하지 않다보니 자연스럽게 이미 작업하고 SLR 클럽에 올렸던 사진들만 계속 다시 올리는 것 같다.

그래도 생각해보면 베네치아(Venezia, Italy)에 가면 누구나 찍을 수 있는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는게 행운이었다.

전 날 오스트리아 빈(Wien, Austria)에서 8시 45분 기차를 놓치고 인포에서 정보를 얻어서 떠나려는 스위스 취리히(Zurich, Switzerland) 행 기차를 겨우 탔다. 물론 표는 없었다. 승무원 아저씨가 오면 표를 사자고 생각했으나... 그런데 막상 아저씨가 내 앞에 왔을 때 50유로 가까운 표 값은 너무나도 타격이라는 생각에 베네치아 행 기차표와 짤쯔부르크(Salzburg, Austria)에서 베네치아 행 기차로 갈아타는 일정표를 보여주면서 사정해 해 보았다. 운이 좋았던 걸까? 아저씨는 영어가 익숙치 않으신 분이셨고, 환승하다는 것과 표를 보더니 제대로 확인을 하지 않고 나를 통과시켜 주셨다. 그 때만 하더라도 짤즈부르크에서 내가 놓친 기차를 따라 잡아서 무사히 베네치아로 갈 수 있을 것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차는 무심히도 30분 연착을 하였고 짤쯔부르크에 내려서 전광판을 확인했으나 베네치아 행 기차는 이미 떠난 후 였다. 거기에 내가 타고온 취리히행 기차는 곧 떠날 것만 같았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 순간에 유레일 살 때 받은 지도를 펼치고 이탈리아 국경을 갈 만한 곳이 인스부르크(Innsburg, Austria)고 내 옆에 기차는 인스부르크로 간다는 것을 인지하고 다시 올라탄 것은 지금 생각해도 잘 한 일 같다.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면 이탈리아 인으로 생각되는 1명만 짤쯔부르크까지 표를 사고 망 보면서 1명은 승무원이 오면 화장실로 도망가는 2인조였다. 서로 짤쯔부르크까지 간다고 말했었고, 내려서 Bye~ bye~를 하였지만, 인스부르크로 가는 기차에서 다시 그들을 본 것은 웃기지만은 않은 일이였다. 왜냐하면 성급한 판단일 수도 있지만, 내가 잠시 잠든사이에 가방 앞 주머니에 있던 25유로 가량의 동전을 가져갔을 거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나는 가방을 앞으로 맨뒤 끌어안고 자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가방이 자물쇠로 안 잠겨있었으면... 별로 생각하기도 싫다.

아무튼 나는 오전 4시경에 인스부르크에 도착하였고, 이탈리아 국경으로 향하는 기차를 확인하였다. 약 5시 30분 경에 기차가 있어서 쉴 수 있는 공간을 찾았는데 놀랍게도 인스부르크 역 안에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그곳에는 이미 3명의 자전거 여행자들이 침낭안에서 자고 있었고, 한 가족이 있었다. 아빠, 엄마, 어린 아들 1명, 딸 1명, 그리고 개 한마리. 그 사이에 끼어서 나도 피곤한 몸을 잠시 눕혔다. 그러나 곧 흐느끼는 아주머니, 그녀를 달래는 아저씨, 아무것도 모르고 천진난만하게 바라보는 아이들... 나의 상황도 안 좋기는 마찬가지지만, 자기 때문에 자식들이 고생한다는 것에서 오는 서러움 같은 것이 느껴졌었다. 나도 저런 상황이면 많이 서러울 까도 생각해 보았는데, 혼자서 이런 상황도 서러운데 오죽할까 라는 생각이 나를 납득시키더라. 오히려 씩씩하게 아니면 아무것도 모르고 천진난만하게 있는 아이들이 대견스럽기 까지도 했다.

어느 덧, 나는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의 국경인 BRENNERO BRENNER로 향하는 첫 기차에 몸을 실었다. 그곳에 도착한 뒤에 어떤 일이 생길지는 나도 모르면서 말이다. 잠시 눈을 붙이고 나니 기차는 어느덧 종착역에 접근하였고, 나는 다시 한 번 긴장상태에 들어갔다. 기차에 역에 도착하고 역으로 빠르게 걸음을 옮기는데 이탈리아 기차 한 대가 금방 출발할 듯 정차해 있었다. 불길한 예감이 들기 시작해고, 그것은 적중했다. 기차 시간표를 확인하니 내가 가야하는 베로나(Verona)행 기차였고(사실 베로나로 가야하는 줄도 몰랐다. 그냥 이 기차를 타야한다는 생각뿐이였다.), 출발은 3분 가량 남아있었다. 옆에 자동 기차표 판매기에서 나는 서둘러 표를 사려고 시도했다. 표는 14.95유로 였는데 기계가 10, 20유로짜리만 이용 가능한 것이였다.하지만 지갑에는 50유로 짜리만 있었서, 가방 앞 주머니의 동전을 찾았다. 안타깝게도 그 때 서야 동전이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2초? 5초? 순간 멍하게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사람이라는 것이 어떻게든 살려는 의지가 강한 동물인 것 같다. 나는 빠르게 캐리어(Luggage)를 열어서 20유로 짜리를 찾아 표를 구매하고 허겁지겁 기차에 올라탔다. 그와 동시에 호루라기 소리가 울려퍼지고 기차는 출발했다. (참고로 위에 있는 것이 기차표 이고, 아래에 있는 것은 가끔 동전(Change)를 교환해 주지 않는 기계가 출력해 주는 것인데 이것을 가지고 창구에 가면 적힌 금액만큼 돌려준다. 나는 베로나에서 베네치아로 가는 기차표를 사는데 이용하였다.)

큰 기차 한 칸에 배낭 여행객 3명 나, 승무원 5명 만이 있었다. 다른 칸에는 아무도 없는 듯 했다. 혹시나 해서 승무원에게 베네치아로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을 물어보았으나, 베로나에서 가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기에 순순히 조언을 따르기로 생각하고 잠이 들어버렸다. 그리고 베로나에 도착 후 다시 한 번 베네치아 행 기차를 타고 무사히 베네치아에 도착하였다. 도착한 시간은 12시 30분 경. 오스트리아 빈에서 제대로 기차를 탔으면 아침 8시 30분 경에 도착예정 인 것을 생각하자. 겨우 4시간 밖에 늦지않고 베네치아에 도착했다는 사실에 스스로에게 굉장히 뿌듯했다.

그리고 숙소에 짐을 풀고 물의 도시 베네치아에서 찍을 수 있었던 사진이 바로 첫 번째 사진이다. 그리고 두 번째 사진은 내가 빈에서 숙소를 출발 후 처음으로 찍은 사진이다. 승무원에게 베네치아로 무사히 갈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여유를 가지고 찍은 것 같다. 나는 기자 될 그릇은 아닌거 같다. ㅋ

사실 생각해보면 20:45을 오후 10:45로 착각하지 않았으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고, 내가 조금만 정신차려서 잠들지 않았다면 소매치기 당하지 않았을 것이며, 돈이 조금 아까워도 기차 안에서 표를 사겠다고 생각했으면 힘들게 기차 표를 사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돈을 아끼겠다는 마음이 더 간절했던 것 같다). 사람은 경험을 통해서 하나 하나 배워간다고 하는데 이런 경험은 너무 힘들다 다시 하고 싶지는 않다.

그래도 이런 매력이 있기에 다시 여행을 하고 싶은 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닐 거라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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